현재 미국에 거주 중인 상황에서 요리를 하다가 왼손 두번째 손가락을 베였습니다.

칼이 손끝에서부터 손톱 밑부분을 미끄러져 들어간 것 같습니다.

다친 후 1시간 정도 지혈을 해도 피가 멎지 않아 병원에 방문 했더니 의사가 처음에는 수술용 풀을 쓰려고 했다가 상처가 깊어서 수술을 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봉합수술을 하고  (3/27일), 봉합사는 2주차가 되는 날 제거했습니다. (4/10)

수술 다음날, 9일 후, 그리고 2주차가 되는 날에 가서 검사했을 때는 의사가 상처가 잘 아물고 있다고 걱정말라고 했습니다.

(다만 매번 다른 의사가 진료를 보았습니다.)

문제는 봉합이 제대로 안 된 것 같습니다.

이곳 의사는 이제 손가락을 써도 된다고 하고, 밴드를 붙이거나 소독하거나 약을 바르지 않아도 되고, 손에 물이 들어가도 된다고 하는데 손가락 봉합선을 따라 살이 전혀 붙질 않았습니다.

이곳에서 수술하시거나 상처가 아문 분들과는 달리 제 상처는 너무 딱딱하고 봉합선이 딱 맞물려 있지 않은 상태입니다.

아직 불안한 마음이 있어 손가락은 전혀 쓰질 않고 재활 삼아 구부렸다 폈다만 하던 중 저번주 토요일(4/13) 오후에 보았더니 접합선이 미세하게 벌어져 있길래 (2~3mm 정도) 집에서 밴드를 붙여 한 4일 두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화요일 쯤 밴드를 떼어보니 다시 벌어지지 않길래 밴드는 더이상 붙이지 않고 Bacitracin만 계속 바르고 있다가 오늘 보니 또 다시 상처가 미세하게 벌어져 있고, 그 안에서 살이 차오르는 느낌도 없습니다.

잘 확인해 보니 딱딱해진 상처 봉합선 부분끼리 붙질 않고 있고 그 부분에 느낌도 없습니다. (이곳 글에서도 보았고 미국 의사도 딱딱해진 살은 시간이 지나면 말랑한 살로 대체 된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긴 합니다.)

일단 손가락을 구부렸다 폈다 하면 해당 상처 부위에 스트레스가 가기도 하고 상처가 약간 벌어져 있기도 해서 다시 밴드로 고정 시켜놓긴 했습니다.

봉합선 사이로 상처가 여전히 붙질 않아서 그런지 그 기브스 오래 했다가 벗었을 때와 비슷한 퀘퀘한 냄새가 살짝 나고 있고 (심하지는 않습니다) 수술에 실패한 건 아닌지, 손가락 살이 계속 벌어진 채로 살아야 하는지, 아니면 봉합선 밑부분이 이제 영원히 사라지게 되는 건지 이런저런 걱정이 됩니다.

제가 직업이 타자를 계속 쳐야 하는 직업이라 언제쯤 무사히 손가락을 쓸 수 있을까요?

조금 두꺼운 밴드를 붙이면 타자를 치는데는 이제 통증이 없긴 합니다만 상처가 벌어지면 여전히 화끈거리는 느낌과 통증이 올라오곤 합니다.

직접 수술하신 것도 아니고 보고 계신 것도 아니라서 판단이 어려우시겠지만 의지할 곳이 이곳 밖에 없어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벌써 이것 때문에 이곳에서 몇 백만원이 넘어가는 돈을 쓴지라 만약 상태가 안 좋은 경우라면 차라리 귀국해서 귀원에서 진단 받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