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분들이 신경 봉합수술에 대한 가장 큰 오해는 신경을 전깃줄처럼 이으면 바로 돌아 온다고 생각하시는 것입니다.
=== 아래 내용은 다른 분에게 드린 신경손상과 회복과정에 대한 설명입니다=====
전깃줄은 이어주면 바로 불이 들어오지만 신경은 이어준다고 해서 바로 기능이 회복되는 것이 아닙니다. 잘리는 순간에 잘린부위로 손끝 방향의 신경은 껍질만 남기고 죽습니다(일상 용어로 표현한 것입니다) 잘린 곳에서부터 손끝으로 서서히 다시 자라가면서 회복되는 것입니다. 만약 신경을 봉합해주지 않으면 이 잘린 두 끝은 점차 쭈그러들면서 서로 멀어지게 되고 그 사이로 흉터조직이 장벽처럼 자라 들어가게 됩니다. 그렇게되면 자라들어가던 신경은 반대쪽(손끝방향)의 껍질만 남은 신경조직과 만날 수 없게 되고 다른 방향으로 자라거나 제자리에서 신경종이라는 통증을 유발하는 혹을 만들게 됩니다. 신경을 이어주게되면 이렇게 자라들어가는 신경조직에 고속도로를 깔아주는 효과가 있는 것입니다. 보통 젊은 성인에서 담배를 피우지 않고 건강한 경우 하루에 1mm정도 자라 들어간다고 합니다. 신경이 다 자란다음에는 이상감각이나 감각과민 상태가 되는데 다시 수개월의 시간을 거쳐 점차 자기 감각을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신경 주행을 따라 손가락으로 툭툭 쳐보면 가장 예민한 부분이 점점 손가락끝을 향해 진행되는 것을 볼수 있습니다.
감각신경에 비해 운동신경은 그 회복이 느리고 예후도 좋지 않습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일단 운동신경의 지배를 받지 못하면 근육이 퇴화되기 시작하기때문에 빠른 시일내에 근육으로 들어가는 신경이 회복되지 않으면 근육을 되살릴 수 없다는 것입니다. 즉, 아군이 다 죽은 다음에 지원군이 와봐야 소용없듯이...
젊고 건강한 20대 성인에서 담배를 피지 않는 경우에 하루에 1mm씩 신경은 자라들어간다고 합니다. 물론 자라들어간 다음에도 신경이 정상 기능을 회복하려면 다시 수개월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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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환자분이 다치신 부위는 신경이 주로 감각신경이므로 수술만 잘되었다면 비교적 예후는 좋은 편에 속하리라 생각됩니다. 찌릿한 느낌이 발가락 끝으로 계속 옮겨간다면 그것은 신경회복의 가장 큰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발가락이 안 움직이는 것은 근육말고도 뼈, 관절등 다른 원인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일단 관절운동을 열심히 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힘줄문제가 있으므로 담당의사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다치신 경위와 손상부위를 보면 다치기 이전의 정상상태로 복귀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생각됩니다만 어느정도 회복될지는 환자분의 상태를 정확히 알기 어려워 말하기 힘듭니다.
환자분이 고대 외래를 가고 안가고는 본인 의사에 따라 결정하시면 됩니다. 고대의대 담당선생님이 무엇때문에 다시 보자고 했을까도 생각해보시구요.
다만 그 누구보다도 수술을 직접 시행했던 의사가 그 환자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재수술이 필요한지, 얼마나 회복될지, 어떤 재활이 필요한지도 그 의사선생님과 상의하시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현재 계시는 병원의 선생님이 정확히 답변하기 힘든 것도 아무리 잘 쓰여진 수술기록지와 소견서로도 환자분의 정확한 상태를 파악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치료는 의사 혼자 하는 것이 아니고 환자분의 협조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아무리 신경회복에 금연을 강조해도 환자가 담배를 피우면 소용없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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