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 게시판을 보시면 신경손상과 회복에 대한 답변을 많이 했습니다.
중복되는 이야기들은 피하고(게시판에서 신경 손상 으로 검색해보십시요) 환자분의 상태에 대해 중점적으로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총비골신경은 "총"이라는 글자가 의미하듯이 천(얕은) 비골신경과 심(깊은)비골신경이 가지로 나누어지기 직전의 신경을 말합니다. 무릎에서 바깥쪽 뼈(비골)의 목부위를 돌아서 나오기때문에 비교적 피부와 가까이 얕은 곳에 위치하기때문에 손상을 잘 받습니다. 가끔 매를 맞는 도중 피하다가 잘못 맞아서 마비가 오는 것도 이러한 해부학적 이유때문입니다.
신경은 운동을 담당하는 부분과 감각을 담당하는 부분이 나뉘어 있습니다. 어떤 신경은 감각만 지배를 하고 어떤 신경은 운동만 지배하기도 합니다. 총 비골신경은 감각과 운동을 둘다 지배하는 신경입니다.
현재 환자분은 아랫다리의 바깥쪽 감각과 발등과 발가락등쪽의 감각이 떨어져 있을 것입니다. 운동도 마비가 와있을 것이지만 지금은 아마도 부목을 하고 있어서 발가락과 발목의 움직임을 알 수 없지먄 부목을 제거하면 발목이 처지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족하수(족부 낙하)라고 부릅니다. 이럴 경우 걸을때 발끝이 땅에 끌려서 넘어지기 쉽습니다. 환자들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 무릎을 높게 올리고 보폭은 짧아지는 걸음을 하게 되며 이를 닭처럼 걷는 것 같다고해서 닭발 보행이라고도 부릅니다. 따라서 이를 방지하기 위해 보통 스프링으로 발목을 올려주는 보조기를 착용하게 합니다. 구두처럼 신고 긴반지를 입으면 겉으로는 잘 안보입니다.
보조기를 차지 않는 경우엔 발목을 구부리는 힘줄은 정상적이므로 구부리는 힘줄의 힘을 중화시킬 수 없기때문에 발목이 계속 아래로 처져있게됩니다. 걸을 때는 괜찮지만 자거나 앉아있을때는 처지게 되겠지요. 이것이 지속되면 아킬레스건을 포함해서 모든 구부리는 힘줄이 쭈그러 들게 되어 나중에 펴는 힘줄이 돌아온다고 해도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됩니다. 그래서, 보조기가 필수적이구요. 어떤 의사들은 아예 건이동술을 신경봉합술때 같이 하거나 신경회복을 기다리기 전에 미리하자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일반적인 신경손상의 경과에서 감각신경은 비교적 빠른 회복을 보이나 운동신경은 회복도 더디고 완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운동신경이 돌아오더라도 너무 늦게 돌아오면 근육이 완전히 퇴화되기때문에 신경이 회복된다고 하더라도 기능이 좋아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일단 현재 상태로서는 신경회복이 잘 되기를 바라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구요. 나이가 비교적 젊은 편이고 담배를 피우지 않는 여성분이라면 신경회복이 잘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손상 자체가 유리에 의한 날까로운 손상인 경우에도 예후는 좋은 편에 속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감각이 회복되지 않아서 통증이 별로 없지만 감각이 돌아오는 과정에서 감각과민등 불편함이 매우 심해질 수 있습니다. 이는 약물과 물리 치료로 조금 호전될수는 있지만 신경회복과정에서 겪어야 되는 과정중의 하나이므로 이겨내도록 도와주셔야 됩니다.또한 비타민 B가 신경회복에 조금 도움이 된다고도 합니다.
앞서 말한대로 건이동술은 족하수를 예방하기위해서 신경수술을 할때 같이 하거나 조기에 하자는 의사들도 있고 신경회복을 기다려서 신경이 회복되지 않는 경우에 하자는 의사들도 있습니다. 어느 것이 좋은지는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습니다.
보조기를 차는 시기는 신경이 안전해서 부목을 제거해도 되는 시기로 신경이 뒤에서 앞으로 돌아나오므로 무릎을 구부린 상태에서 부목이나 깁스를 하게됩니다. 보통 4-6주정도이면 신경이 어느정도 힘을 받습니다.
신경이 회복되는 지는 보통 2-3개월 간격으로 근전도및 신경전도검사를 해보면 알 수 있습니다. 이 검사에서 진전이 있다면 계속 기다리는 것입니다. 물론 아까 말씀드린 대로 보조기로 발목이 계속 처져있지 않도록 막아야되구요. 반복적 검사에서 두번정도 해도 별 진전이 없다면 신경이 잘 회복되지 않는 것에 속하므로 이때는 건이전술을 고려해야됩니다. 신경 수술을 다시 하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다시 신경 수술을 한다고 해도 아까 말씀드린대로 근육이 이미 퇴화되서 신경이 돌아와도 의미가 없기때문입니다. 보통 중력을 이기고 발목을 들어올릴 수 있는 힘이 돌아오는 것을 신경이 회복된것으로 판단하는데 좋은 조건(젊은 나이, 깨끗한 손상, 금연, 건강상태)에서도 60%내외라고 알려져 있습니다.(통계 수치이므로 수치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후경골건을 앞쪽으로 옮겨서 발목을 들어올리도록 하는 건이전술이 가장 많이 쓰이는 방법인데 비교적 수술 결과는 좋은 편입니다. 논문에서의 통계를 보면 장기간(10년이상) 환자를 관찰한 결과에서도 80-90%정도의 만족도를 보인다고 합니다. 이정도 수치이면 매우 좋은 결과입니다. 완벽한 정상은 아니지만 그래도 적어도 보행상으로는 큰 불편감은 없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후경골건이 발의 아치 모양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힘줄이라 약간 평발이 되는 단점이 있지만 이런 단점을 충분히 보상할 만큼의 가치는 있다고 생각됩니다.
간병 잘 하시구요. 환자분의 쾌유를 기원합니다. 환자분이 많이 궁금해 하실 것 같아서 열심히 답을 적었습니다. 부인께 이글을 보여드리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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