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내용으로 볼 때 주상골 골절에 대해 환자분의 이해가 아직 부족한 것 같습니다. 좀더 인터넷으로 검색해보시기 바랍니다.
가) 주상골 골절은 통증이 심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단순한 손목 염좌로 생각하고 병원에 가지 않아서 주상골 골절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흔합니다. 심지어 미세 골절로 x-ray에도 잘 보이지 않아 병원에서 x-ray를 찍고도 진단을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과거 MRI가 없거나 귀한 시절에는 이런 문제로 주상골 골절이 의심만 되더라도 일단 깁스를 하라고 교과서에 적혀 있었습니다. 즉, 아프지 않다고 환자분이 방심할 때가 아니라는 것이죠.
나) 주상골은 그 독특한 혈액순환 구조로 인해 불유합이 매우 잘 생깁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x-ray로 보이지 않을 정도의 실금만 가도 불유합이 생기는 뼈입니다. 문제는 불유합이 생기면 서서히 손목 전체로 외상성 관절염이 진행되면서 통증이 점점 심해지고 운동범위도 나빠집니다. 이런 상태를 SNAC wrist라고 합니다. (구글에서 검색해보시기 바랍니다) 주상골 골절의 통증이 문제가 아니라 손목 전체가 못쓰게 된다는게 문제지요.
무릎 전방 십자인대도 당장 다쳐서 아픈게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방치할 경우 무릎 관절이 1년도 안되서 할머니 무릎 보다 더 나빠지기때문에 서둘러 수술하는 것이죠.
다) 환자분의 경우는 이미 x-ray로 명확히 골절이 보이고 뼈조각도 보이는 것이므로 전위가 있는 주상골에 속하므로 비수술적 치료의 대상이 아예 되지 않습니다.
금만 보이거나 거의 보이지 않는 정도의 전위가 없는 주상골 골절에서만 비수술적 치료를 고려해 보는 것이죠.
"병원에서도 수술은 가급적 안하고 정 방법이 없을때 어쩔 수 없이 하는거란 말도 들어서" 라고 적어주셨는데 정말로 그런 의미로 그쪽 병원에서 말씀하셨는지 다시 한번 가서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일단 주상골을 처음 수술할 때와 불유합으로 진행된 상태에서 수술하는 것은 수술의 크기, 시간, 난이도, 그리고 최종 결과에서 엄청난 차이가 납니다.
깁스하다가 안붙으면 수술한 다는 것은 잘못된 선택입니다.
비 전위 골절에서도 수술과 비수술, 어느 게 더 좋은 가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습니다. 교과서에도 두가지 다 가능하고 환자의 상태에 따라 의사가 결정하라고 되어있습니다. 비수술로도 붙을 확률이 전혀 없지는 않습니다. 확률이 어느정도 되는지는 너무 변수가 많아서 통계적 수치로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저희 병원은 경험상 수술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하기때문에 금만 간골절이라도 주상골 골절이 진단되면 수술을 하라고 권합니다. 주상골은 그 독특한 혈액순환으로 인해 골절이 붙는데 매우 긴 시간이 필요하므로 최소 2-3개월이상을 깁스를 해야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유합상태가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만약 2-3개월 있다가 불유합 상태로 수술하게 되면 수술은 훨씬 더 어렵고 수술후 불유합 재발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오랜 깁스로 인해 생활도 불편하고 관절도 굳어서 재활도 어렵게 되죠. 팔꿈치까지 깁스를 지금까지 했다고 하시니 팔꿈치를 움직여보시면 어떤 느낌인지 아실 것입니다. 물론 팔꿈치는 다치지 않은 부위니 그나마 재활로 회복이 조금 더 쉽겠지만...
빨리 수술하는게 나중에 깁스하다가 안붙어서 수술하는 것보다 수술이 훨씬 쉽고 재활도 빠르고 붙을 확률도 높다는게 저희 경험이입니다. 물론 캐스트로 붙을 확률이 있는 뼈를 수술을 하는 것에 대해 반대 의견도 있을 수 있겠지만.. 제가 주상골 골절이 있다면 캐스트 기간의 단축 목적이라도 수술을 받을 거라 생각합니다.
환자분의 경우는 이미 이런 캐스트 치료로 불가능한 x-ray입니다.
동료를 생각하시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되지만 지금은 환자분 손목이 더 중요합니다. 평생 손목으로 고생할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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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상골 골절의 불유합 발생율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는 다친지 얼마만에 치료를 시작했는지, 흡연여부, 골절이 몸통쪽인지 손가락 끝쪽인지입니다.
일단 중간 부위라서 그리 나쁘지는 않습니다만 뼈조각이 있어서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진단은 비교적 빨리 된 것이구요. 수술도 가급적 빨리 하는게 좋습니다.
당연히 금연하셔야 되구요. 흡연하시면 수술해도 안붙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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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대로 판단은 환자분이 하셔야 되고 그 판단의 결과도 환자분이 감수하셔야 되지만 원칙적으로는 수술을 하는게 훨씬 더 나은 선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