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으로 볼 때는 사구체종양이 맞을 것 같습니다. 다만 통증의 강도가 정말로 심하게 아파야 사구체 종양입니다. 제가 진찰때 볼펜 심 끝으로 누르려고 하면 겁을 낼 정도가 보통입니다.
적어주신 대로 워낙 작아서 사구체 종양이 mri에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보통은 증상이 1-2년 미만인 경우입니다.
이럴 때(증상은 명확히 사구체 종양인데 mri상으로 안보이는 경우) 수술 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것은 환자분의 선택입니다. 기준은 생활에 불편한 정도이죠. 즉, 나는 생활에 너무 통증이 불편해서 혹시라도 수술로 못 찾을 수 있더라도 이를 감수하고 수술을 하겠다. 아니면 참을 수 있는 정도의 통증이므로 좀더 기다려 봐서 수술하겠다...
오늘 수술하신 24세 여자 환자분이 있는데요.
2016년도에 사구체종양이 의심되는 증상으로 본원에서 mri를 찍으셨는데 당시에는 통증 위치에 전혀 사구체 종양을 시사하는 소견이 없었고 환자분도 통증이 심하지 않고 1년밖에 안되서 기다려 보겠다고 하고 퇴원하셨습니다.
점점 통증이 심해지자 2019년 10월 집근처 타병원에 mri를 찍었는데(공교롭게도 저희 병원 mri와 해상도가 같은 회사의 mri 기계) 사구체종양이 전혀 안보인다고 더 기다리라고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참아보다가 도저히 아파서 안되서 저희 병원에 이번에 오셨습니다. 작년 10월에 찍은 타병원 mri를 cd에 담아서 가지고 오셨습니다.
단순히 mri만 쳐다보면 사구체 종양이 작은 경우는 찾을 수 없습니다. 환자분이 눌러서 아픈 부위를 확인하고 그 부위 mri를 집중적으로 살펴봐야 보입니다. 이 여자 환자분도 MRI에 명확하지 않지만 사구체 종양에 시사하는 소견이 있었습니다. mri는 여러 각도로 여러 조건으로 찍는 데 딱 한장에서만 보였습니다. 당연히 오늘 수술했고 정확히 그자리에 종양이 있었고 수술할 때 재보니 2mm가 채 안되더군요.
저희 경험상 환자분이 볼펜 심 끝으로 눌러서 아픈 곳을 정확히 표시 할 수 있고 증상이 5년이 넘었다면 설사 사구체 종양이 MRI에 보이지 않아도 수술은 가능합니다. 매우 많은 환자를 수술했지만 아직까지 이렇게 점을 찍을 수 있는데 못찾은 경우는 딱 한번 있었습니다. 그 경우도 MRI를 타병원에서 낮은 해상도로 찍어와서 잘 안보였던 경우인데 환자분이 경제적 이유로 다시 찍기 어렵다고 해서 그냥 진행했었습니다.
마취가 되면 손가락 아픈 곳을 알 수가 없으므로 반드시 마취전에 네임펜으로 작은 점을 찍어야 됩니다.
사구체 종양이 커서 푸른점이 보이고 손톱 변형이 생기면 사구체 종양을 찾기는 쉽습니다. 그러나 매우 작고 겉으로 아무런 표시가 없는 경우는 찾기가 어렵습니다. 경험 없는 의사는 큰 사구체 종양처럼 생각하고 손톱을 들어올리면 보일 거라 생각하지만 손톱을 들어올려도 겉으로 전혀 찾을 수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점을 찍는 게 중요하고, 반드시 현미경으로 수술을 해야됩니다.
환자분이 생활에 불편할 정도의 통증이 있고 볼펜 심 끝으로 눌러서 아픈 곳을 정확히 표시 할 수 있으시다면 그쪽 병원 MRI를 가지고 내원해보시기 바랍니다.
MR 저장 CD는 외래 간호사에게 주시면 되고 저장 판독의 드는 소정의 비용은 부담하셔야 됩니다. 다시 찍어야 되는지는 그쪽 병원 MRI를 보고 판단해야됩니다. 정말로 해상도가 나쁘다면 다시 찍어야 되겠지요.
집이 지방이시라면 월요일 오전이나 목요일 오전에 내원하시면 당일 입원 오후 수술이 가능합니다. (다만 병원 병실 사정과 수술실 사정에 따라 안되는 경우가 드물게 있을 수 있습니다. 최근에 신종 코로나 때문에 병실 사정은 여유가 있습니다.)